금융은 왜 기업의
오늘을 보지 못했을까
성장세가 가파른 기업일수록 당장의 이익 못지않게 사업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있습니다. 바로, 매일 돌아오는 '날짜'에 맞춰 자금 유동성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매출이 늘어 주문과 세금계산서가 쌓이더라도, 거래처 대금은 만기가 돼서야 들어옵니다. 반면 원자재 대금과 직원 급여는 정해진 날짜에 어김없이 나가죠.
이 시차 탓에 회사는 자칫 일시적인 자금 부족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탄탄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던 우량 중소기업들이 결제 만기일을 못 넘겨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겪는 일도 종종 있었죠.
금융회사들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잠재력 있는 기업에 제때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혁신은 금융의 오랜 숙제였죠. 그러나 뚜렷한 한계가 하나 있었습니다.
12월 결산, 3월 확정,
최대 1년 반의 시차
기존의 기업 신용평가는 '과거 재무제표'를 주된 근거로 삼아 왔습니다. 12월에 결산하는 외부감사 대상 법인의 재무제표는 대개 이듬해 3월에야 외부감사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되거나 감사보고서로 공시되거든요.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법인은 그보다도 늦고요. 이 때문에 심사 시점에 따라 기업은 최대 1년 반 전의 장부로 현재의 신용을 평가받아야 합니다.
매달 매출 신기록을 세워도, 심사대에 오르는 건 재작년 12월에 마감된 숫자일 수 있는 셈이죠. 지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도, 과거의 정체된 숫자에 가려 오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우려를 늘 안고 있었던 겁니다.
금융권의 잇단 혁신 시도,
그러나 남은 구조적 제약
이를 해결하고자 금융권에선 끊임없이 다양한 혁신이 시도됐습니다. 기술력을 신용으로 쳐 주는 기술신용평가, 기계와 재고를 담보로 인정하는 동산담보대출, 공신력 있는 카드사 매출이나 발주서에 기반한 신용대출 등 다채로운 대체 평가와 자금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도입했죠.
다만 이렇게 파편화된 데이터들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기업의 자금 흐름을 완벽히 담아낼 수 없었습니다. 기업의 '오늘'이란, 매출은 얼마나 들어오고 매입과 고정 비용은 얼마나 나가는지, 거래처와의 관계는 얼마나 꾸준한지까지 보아야 하는 입체적인 흐름입니다. 이를 안전하고 객관적으로 포착해 신용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일이야말로, 오랫동안 금융업계 전체가 실현하려 한 궁극적 지향점이었습니다.
"기업의 진정한 신용은 과거의 독립적인 성적표가 아니라 건강한 파트너와 거래를 지속해 온 궤적에 있습니다."
지용구 더존비즈온 공동대표, 2026년 8월 더존비즈온 보도자료